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종 컴포넌트 중, 중가 라인에서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견실하고 참신한 성능을 가진 제품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제작되어지고 있다. 그 중 오디오랩(AUDIOLAB)은 90년도까지 영국내에서는 오랫동안 필요없는 제품의 버전 변경을 자제하면서 부담없는 가격대에 내실 좋고 음악성 뛰어난 장수 모델들을 제작해오면서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업체이다. 그러던 중 오디오랩은 태그맥라렌에 인수되면서 하이엔드로 탈바꿈을 시도한바 있다. 하이엔드 레이블인 TAG Mclaren으로부터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며 이제 90년대에 구가했던 황금기의 재현을 꿈꾸며 또다시 하이파이 입문의 가이드가 되고자 한다. 새로운 오디오랩의 8000 시리즈는 아주 오랜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버전이지만, 디자인으로 보자면 새로운 제품이라고 하기가 무색하리만큼 거의 변한 것이 없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은 그저 사진상으로 보이는 디자인뿐이며 새시의 질감이나 마감 등은 최근의 유행에 맞도록 깔끔하면서도 견고함과 단아함은 갖추고 있으며, 노브의 움직임이나 CD 트레이의 작동 역시 스무스하고 고급스럽다. 전체적인 디자인에서는 오디오랩 전통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한 껏 느끼게 하지만 외부 마감은 세련되게 마무리하여 흔하게 접해온 이 가격대 제품들에서 느낄 수 없었던 차분함과 견실함을 느낄 수 있다. 내부 구성을 보면 정말 수많은 부품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부품들 대부분이 하나같이 잘 선별된 우수한 부품들이다. 8000S 앰프는 OP앰프 구성이 아닌 디스크리트 구성을 취하고 있어서 오디오랩 특유의 음질을 추구함을 알 수 있으며, 위마 필름 콘덴서와 일제 엘라 전해 콘덴서가 눈에 띈다. 증폭부에는 각 채널별로 두개의 드라이브 소자와 두개의 출력석을 채용하여 안정적인 대전류 증폭을 하게되며, 전원부에는 10000Mf 용량의 필터 콘덴서 2개와 대용량 트로이달 트랜스를 채용하여 외관상으로는 슬림한 앰프이지만 물량 투입면에서 높고 여유있는 설계를 담고 있다. 물량 투입이 많이 된 제품들의 경우라 하더라도 부품 자체가 저급한 부품들로 채워진 제품들이 많지만 이 오디오랩 8000S 앰프는 앞서 언급한 내용을 제외하고라도 각 라인 출력단마다 릴레이를 설치하고 볼륨도 수준 높은 소재를 적극 채용함으로써, 핵심 부품은 물론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선별된 고급 부품의 채용을 확인함에 따라 높은 신뢰도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8000S 인티앰프는 채널당 8Ω 기준 60w 출력을 구사하며, 단일 프리 기능, 단일 파워 앰프 기능도 갖추고 있어서 AV리시버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바이와이어링에 직접 대응하는 스피커 터미널도 최근의 트랜드를 적극 반영한 설계이다. CDP는 디지털부와 아날로그부에 별도의 전원부 구성을 하여 측면에 분리시켜놨으며, 트로이달 트랜스도 각각 별도로 한 개씩 채용하고 있다. OP앰프를 이용하여 비교적 매우 심플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담백하고 응집력이 뛰어나며, 중심이 잘 잡혀있는 사운드가 특징이다.

여러 장르의 음악에 상관없이 이 두 기기가 만들어내는 해상력은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이다.안은 텅비고 시큼하기만한 과일은 맛이 좋다고 할 수 없다. 특별히 해상력이나 선예감이 더 좋아야 할 필요는 없으며 단순히 해상력만 강조된 앰프들에 비해 담백하면서도 매끄럽고 근사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구동력은 톨보이 스피커를 제동하기에도 큰 부족함이 없이 준수한 편이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따스한 온기감은 물론, 균형잡힌 매끄러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8000S의 능력이 기특하다. 레가 R3와 매칭에서는 레가의 밝은 성향과 잘 어울려 매우 완성도 높은, 귀에 착착 붙는 사운드를 들려주어 아주 만족스러웠으며 KEF iQ7과 매칭시에는 늦은 새벽에 적은 볼륨에서도 풍부한 중저역이 특징이었으며, 뛰어난 스테레오 이미징과 함께 차분하게 사운드의 질감을 즐길 수 있었다. 머라이어 캐리나 미셜 브랜치와 같은 팝음악을 재생함에 있어 임펙트도 부족함이 없으며 클래식의 질감도 아주 만족스럽다. 현 소리는 부드럽고 낭랑하며 특히 피아노 소리의 울림이 가볍지 않으면서도 영롱해서 아주 마음에 든다.

클래식하면서도 깔끔하게 마감된 이 제품의 디자인은 야릇한 향수를 느끼게 하고, 사운드의 매끄러움과 담백함까지 지극히 완성도 높은 영국적인 사운드이다. 가격을 고려하자면 칭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제품이다. 개인적으로 중가의 예산으로는 밝고 반응력 좋은 성향의 스피커에 매끄럽고 담백한 성향의 주변기기를 매칭시키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구성으로 보는 편인데 오디오랩 8000S 앰프와 8000CD 가 딱 그러한 성향이다. 그렇다고 해상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파아노 소리를 가볍지 않고 영롱하게 표현할만큼 질감도 우수하다. 이런 것이 바로 영국제 알짜 앰프의 전형적인 면모라 본다. 바로 우리는 이러한 오디오랩의 시스템을 보고 일등 모범생이라고 부르고 싶다.